1인 가구 플랜테크의 오만: 과채류의 저주와 장비 확장병의 비극

새벽 2시, 7평짜리 원룸 한가운데서 나는 전동 칫솔을 들고 방울토마토 꽃을 부들부들 떨며 문지르고 있었다. 벌과 나비가 없는 밀폐된 방 안에서 인공 수정을 시키겠다며 벌인 그 기괴한 짓거리를 떠올리면 지금도 헛웃음이 터진다. 상추 몇 포기를 성공적으로 수확한 뒤, 나는 내가 자연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신이라도 된 줄 알았다. 그 얄팍한 성공에 취해 덜컥 토마토와 딸기 씨앗을 파종했고, 결국 내 방은 정체불명의 곰팡이와 날파리 떼가 점령한 끔찍한 정글로 변해버렸다. 플랜테크의 가장 큰 적은 해충이 아니라, 통제 불가능한 영역을 침범하려는 인간의 지독한 오만함이다.

인공 수정을 위해 붓을 들고 힘겹게 딸기 꽃을 건드리는 모습과, 그 옆에 기형적으로 작고 딱딱하게 열린 맛없는 실내 재배 딸기의 줌인 사진

엽채류의 얄팍한 성공이 부른 오만, 과채류 재배의 참담한 현실

잎을 먹는 엽채류(상추, 바질 등) 수확에 성공한 초보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열매를 맺는 과채류(딸기, 토마토, 고추)로 눈을 돌린다. 단언컨대, 1인 가구의 좁은 방에서 과채류를 수경재배로 완벽하게 길러내겠다는 것은 초등학생이 미적분을 풀겠다는 것만큼이나 무모한 발상이다. 엽채류는 생장기 내내 동일한 질소 위주의 양액만 주입하면 그만이지만, 열매를 맺는 식물은 생존의 메커니즘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이들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생식 생장' 단계로 넘어가는 순간, 요구하는 인산과 칼륨의 비율이 폭발적으로 변하며, 빛의 요구량은 엽채류의 세 배 이상으로 치솟는다.

가장 끔찍한 재앙은 '수정(Pollination)' 단계에서 발생한다. 방충망으로 철저히 밀폐된 아파트나 원룸에는 수정을 도와줄 매개 곤충이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인간이 붓이나 진동기를 들고 매일 아침 수십 개의 꽃을 일일이 건드려야 하는데, 습도와 온도가 조금만 어긋나도 꽃은 그대로 말라 비틀어져 추락한다. 어찌어찌 수정에 성공해 열매가 맺힌다 한들, 강렬한 태양광과 엄청난 일교차를 겪지 않은 실내 과채류는 그저 물맛 나는 딱딱한 녹색 덩어리에 불과하다.

자연의 거대한 스케일이 필요한 열매를 고작 몇 만 원짜리 LED 조명과 비좁은 수조로 흉내 낼 수 있다는 건 오만이다. 맛도 없는 기형 딸기 서너 알을 얻기 위해 석 달 동안 수백 리터의 양액을 버리고 전기세를 낭비하는 짓을 당장 멈춰라. 열매는 마트에서 돈을 주고 사 먹는 것이 가장 싸고 완벽한 해결책이다. 1인 가구 플랜테크의 영역은 철저하게 '엽채류와 허브' 선에서 냉정하게 차단되어야 한다.

천장까지 닿을 듯한 4단 철제 선반에 수십 개의 양액 파이프와 시끄러운 모터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이 누울 공간조차 사라진 기괴한 원룸의 풍경

인간의 거주권을 박탈하는 '장비 확장병(Scale-up)'의 말로

초보 시절, 수확량이 늘어나는 것에 도취된 나는 수경재배 시스템의 규모를 미친 듯이 늘리기 시작했다. 1단짜리 소형 선반은 이내 4단짜리 거대한 철제 랙(Rack)으로 바뀌었고, 10리터짜리 조촐했던 물통은 100리터짜리 업소용 수조로 대체되었다. 식물이 늘어나니 당연히 공기 순환이 부족해졌고, 방안 곳곳에 대형 서큘레이터 세 대가 24시간 굉음을 내며 돌아갔다. 어느 순간 퇴근 후 방 문을 열었을 때, 나를 반긴 것은 안락한 휴식처가 아니라 시끄러운 모터 소리와 후덥지근한 습기가 가득한 '소형 농산물 공장'이었다.

1인 가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공간'과 '휴식'이다. 식물을 효율적으로 키우겠다는 명목하에 장비를 무한정 확장하는 이른바 '장비 확장병'은 주객이 전도된 최악의 자해 행위다.

구분 소형 1단 시스템 (통제 가능) 대형 4단 확장 시스템 (통제 불능)
차지하는 공간 방구석 0.5평 이내 거실 혹은 방의 1/3 이상 점유
체감 소음 및 습도 무소음 냉장고 수준 / 쾌적함 24시간 공장 가동 소음 / 곰팡이 유발 습도
유지 보수 (청소) 월 1회, 30분 이내 컷 주말 반나절을 갈아 넣는 지옥의 노동
인간의 삶의 질 식물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여유 기계 오작동을 걱정하며 선잠을 자는 노예

수경재배 장비가 내 침대보다 더 큰 면적을 차지하고, 물 흐르는 소리 때문에 잠을 설친다면 그것은 이미 취미가 아니라 재앙이다. 시스템이 커질수록 펌프가 막히거나 누수가 발생했을 때 방바닥 전체가 물바다가 되는 리스크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당신은 식물을 위해 이 방의 월세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거주 공간을 파괴하면서까지 식물의 영토를 넓히는 미련한 짓을 경계해야 한다.

 

모든 거추장스러운 장비를 치워버리고, 딱 4포기의 바질만이 완벽한 LED 빛을 받으며 미니멀하게 세팅된, 정갈하고 통제된 수경재배 공간

 

수경재배는 식물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나의 '탐욕'을 가지치기하는 훈련이다

5년의 실패와 착오 끝에 내 방에 남은 수경재배 시스템은 가로 60센티미터 남짓한 단 1단의 작은 선반뿐이다. 과거 수백 포기의 작물을 찍어내던 거대한 파이프들은 전부 고물상에 넘겨버렸다. 나는 이 작은 공간에서 내가 소비할 수 있는 딱 일주일 치의 채소만을 엄격하게 재배한다. 시스템의 크기를 줄이자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다. 청소에 대한 압박감이 사라졌고, 소음 스트레스가 증발했으며, 개별 식물의 상태를 현미경처럼 들여다볼 수 있는 압도적인 여유가 생겼다.

진정한 실내 수경재배 고수는 장비를 자랑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물리적, 정신적 한계선을 명확히 긋고, 그 안에서 완벽한 통제를 이뤄내는 미니멀리스트들이다. 나는 1인 가구를 위한 수경재배의 한계 원칙을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 30분 청소의 법칙: 시스템 전체를 분해하고 락스로 세척한 뒤 재조립하는 과정이 30분을 넘어간다면, 그 장비는 당신의 규모를 벗어난 것이다. 즉각 축소하라.
  • 단일 펌프의 원칙: 수중 펌프는 단 하나만 운영해라. 펌프가 늘어날수록 소음은 배가 되고, 고장 확률과 누수 리스크는 제곱으로 뛴다.
  • 비움의 미학 유지: 재배 포트가 10개라면 항상 2~3개는 빈자리로 두어라. 빽빽한 밀식은 잎 주변의 공기 흐름을 차단해 필연적으로 곰팡이를 부른다. 여백이 곧 생존이다.

플랜테크는 무한정 수확량을 뽑아내는 마법의 지팡이가 아니다. 그것은 화려한 씨앗 패키지 앞에서 지갑을 열려는 내 안의 탐욕을 억누르고, 나라는 인간이 책임질 수 있는 생명의 크기가 얼마나 작고 보잘것없는지를 매일 확인하는 차가운 수양의 과정이다. 식물의 잎을 가지치기하기 전에, 당신 방 한구석에서 스멀스멀 자라나고 있는 헛된 욕심부터 가차 없이 잘라내라.

📝 니우맘의 노트

어젯밤, 베란다 구석에 흉물스럽게 처박혀 있던 100리터짜리 대형 수조와 복잡한 배관들을 당근마켓에 무상 수거로 넘겨버렸습니다. 텅 빈 공간을 마주하니, 식물을 풍성하게 키워보겠다며 내 숨통을 스스로 조르고 살았던 지난날의 오만함이 부끄럽게 밀려옵니다. 생명을 통제한다는 오만에서 벗어나, 그저 내가 마실 커피 한 잔에 띄울 민트 잎 몇 장만을 곁에 두는 이 가벼움. 오늘부터는 식물이 뿜어내는 습기가 아니라, 내 방 창문을 열고 들어오는 진짜 바람을 즐기며 온전한 나의 공간을 만끽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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